홍사장
2022.12.09 11:00
선무당이 진짜 사람 잡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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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집값은 무조건 우상향한다고 외치던 사람들 다 어디 갔나요? 금리와 집값은 상관없다며 영혼까지 끌어 대출해서 집을 사야 한다고 그러더니 요즘에는 왜 이리 조용한가요?ㅋㅋㅋ”
"지금 집값 폭락하고 있다고요? 웃기는 소리 하지 마세요! 아직 시작도 안 한 겁니다. 연말에 금리 더 오르고 내년에 경기 침체 오면 바닥이 어딘지 모르고 떨어질 겁니다. 지금부터 안전벨트 꽉 쪼이세요!"
요즘 부동산 카페에서 계속 올라오는 게시물 내용 중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읽어만 봐도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어떠한지 느낌이 팍팍 오지 않나요? 지난번 글에도 언급한 퐁락이(집값 폭락을 외치는)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한동안 부동산 시장의 급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몇몇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인해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글들도 있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팩폭(팩트 폭격)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지난 21년도에는 이렇게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엄청난 속도로 오를지 그 누구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명한 투자자들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택을 했을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여 지금의 상황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고 현상을 분석하고 반성하며 또 다른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위와 같은 글을 쓰는 이들은 모아둔 돈이 없어 항상 집값 폭락을 외쳐 왔기에 투자라는 선택지는 없어 그동안 움직이지 않았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지금 같은 침체기에 선방(?)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때는 남들의 자산이 오르니 벼락 거지가 되었다고 피해자 코스프레하다가 이제 남들의 자산이 떨어지니 축제를 즐기는 듯 보입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의도적으로 경험을 추구할 수 있고, 아니면 우연한 기회에 경험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의도적 경험은 자신의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지혜를 주고 앞으로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 주지만, 우연으로 찾아온 경험은 자칫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음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투자라는 선택지 없이 살아가다가 우연히 자신에게 찾아온 경기 침체가 오히려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자신은 가진 것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앞서 행동했던 남들의 자산이 내려앉아 불행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이상한 기준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어차피 허망하게 사라질 돈을 위해 도전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그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나눌 것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며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조롱할 것입니다.
'집값 내려갈 건데 왜 집을 사? 그냥 전세나 월세 살면서 국가 보조금 받아~~'
'야 대출받아서 집 살 바에 그냥 해외여행 몇 번 더 가고 좋은 차나 사'
이 얼마나 무서운 행동입니까? 자신의 좁은 경험을 자신만 소화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것을 이 세상 진리인 양 떠들고 다니게 되면 오늘 글의 제목과 같이 선무당이 진짜 사람을 잡는 경우가 되는 것입니다. 특히 어린 자녀들이나 젊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말들이 세뇌된다면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정말 개탄스럽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인다고 합니다. 반대말로는 빈 깡통은 더 요란하다고 하지요. 우리에게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면 그것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강요하기보다는 조용히 묵묵히 그 길을 가면 되는 것입니다. 혹시나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나의 경험이 맞지 않는다면 '그럴 수도 있다' 라고 생각을 하면 됩니다. (제가 쓴 글이 여러분 생각과 다르다면 그냥 웃으며 넘어가 주시는 센스를 보여 주시길!)
반대로 자신이 살 집을 분수에 맞게 매수했을 뿐인데 좋은 시기를 만나 가격 급등하는 경험을 얻은 사람도 선무당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선택은 항상 옳다는 좁은 기준과 자기가 선택한 지역의 집은 무조건 오르는 것이라는 신념이 생겨버리면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을 선동하여 자산을 말아먹는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투자 초반에는 몇 곳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니 주변 사람들에게 같이 더 투자하자고 선동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고맙게도 지인들이 저를 믿지 않고 제 말을 따르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지인들이 저에게 선동되어 같이 투자한 곳이 올랐든 떨어졌든 결과에 상관없이 제가 남들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려고 했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그 후로 저는 제 의견을 제시는 하지만 결코 선동하거나 부추기려고 하지 않습니다. 선무당이 되어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책임지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의 주제를 선무당으로 잡은 이유는 요즘 커뮤니티 글들을 보면서 너도나도 모두 전문가처럼 미래를 예측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걸러 들어야 할 것들이 많겠다 싶어서입니다. 우리 구독자분들은 검증되지 않은 의견들을 보면서 흔들리거나 혼란스러워하지 않겠지만, 혹시나 본인 스스로가 주변 사람들에게 선무당이 되어 자신만의 의견을 강요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하루를 살고 잠자리에 누워 한마디 한마디를 돌이켜 봤을 때 아는 척, 하는 척, 있는 척을 하며 은근슬쩍 행동을 강요한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들은 입으로 전파하는 것이 아닌 행동한 후 결과로 보여주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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