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3.03.24 11:00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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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럴 줄 알았어? 전문가란 사람들을 2025년까지 집값은 계속 오른다고 하지...코로나는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고 계속 저금리가 유지될 줄 알았는데 상황이 이렇게 급변할지는 진짜 상상도 못 했었지. 사실 이런 거 다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지만, 그 당시에 나는 듣고 싶은 것만 들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은 거 같아.”
“지금이 바로 집을 사야 하는 타이밍입니다. 무주택자분들은 자가를 저렴하게 가질 수 있는 바겐세일 기간이라 생각하시고, 투자로 접근하시는 분들은 더 떨어질 것을 고민하지 마시고 싸게 살 수 있을 때 빠르게 움직이셔야 합니다. 조금은 더 떨어질 수 있겠지만 집값이 반등하기 시작하면 그 줄을 잡고 올라탈 타이밍을 잡기 많이 힘들겁니다. 바닥이 아직 멀었다고 해도 그 끝은 얼마 남지 않을 것 같으니 지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꽤 많이 하는 말 중에 “이럴 줄 몰랐지”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무엇을 기대하고 실행했지만, 생각보다 성과가 없거나 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 가장 합리적인(?) 변명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럴 줄 몰랐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 것이지,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걸 알았다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은 외부로 돌리는 방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앞에 나온 첫 번째 이야기는 얼마 전에 친구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나눴던 대화 중 일부입니다. 그 친구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며 인정받는 것에 만족하며 오랫동안 살아왔지만 뒤늦게 투자라는 재테크 영역을 알게 되어 2022년쯤 부동산시장에 뛰어 들어왔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쟁의 여파가 있긴 했지만 지금 같은 고금리 시대가 아니었기에 대부분의 투자금을 대출로 충당하였습니다.
자가를 담보로 잡기도 하고, 심지어 신규 사업자를 등록하여 사업자 대출까지 활용하여 더 많은 투자금을 만들어 냈습니다. 담보대출은 3%대로 가능했고, 사업자 대출은 4~5%대로 가능했기에,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행복회로 앞에서는 금리가 그리 높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친구의 얼굴에서는 그때 보였던 행복회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2022년 당시에는 담보 대출은 금리가 조금씩 오를 것으로 예측이 되었기에 고정금리로 하여 큰 부담이 없었지만, 사업자 대출은 3개월 변동금리였기에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이자에 행복보다는 근심이 더 많아졌던 것입니다. 기억상으로 이자가 7%가 넘어갔다고 지나가는 말로 했던 것 같네요.
친구는 이럴 줄 알고 투자금을 마련하고 투자를 진행했을까요? 친구를 보고 있자면 정말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고, 부자가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잠도 줄여가며 투자를 이어갔지만, 갑자기 상황이 바뀌어 버리니 본인의 열정과 노력은 그대로인데 결과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버리는 억울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친구를 바라보는 누군가는 혀를 끌끌 차며 ‘그러니깐 조심하라고 했지.
투자한다고 대출까지 끌어 쓰더니 한 방에 갈 줄 알았어’라고 비난할 것입니다. 물론 대출과 투자라는 선택은 친구가 한 것이지만, 상황을 바꾼 건 친구가 아닙니다.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했다고는 하지만 세상에는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변수가 무서워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실패하는 사람들만 찾아다니며 비난하는 것은 인생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들 주변에서도 한 번씩 경험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승승장구할 것 같은 사람이 어느 순간 바닥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고, 아무것도 못 할 줄 알았던 샌님 같은 지인이 시간이 흘러 많은 직원을 데리고 일하는 사업가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하지도 못할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주변에는 미신, 관상, 점괘, 통계, 빅데이터, AI, 경험 등 여러 가지 술법으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려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런 것에 현혹되어 버린다면 우리는 정작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앞에 언급한 이야기 중 두 번째는 요즘 부동산 강의에 언급되는 내용 중 하나입니다. 요즘 여러 가지 통계 데이터를 활용한 부동산 시장의 바닥론이 스멀스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분들이 조금씩 집을 사라고 조언하기 시작합니다. 귀가 참 솔깃한 내용입니다. 사실 저도 지금 상황에 자금만 확보되어 있다면 가격이 많이 내려간 좋은 물건을 매수하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인이나 타인에게는 집을 사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집값이 내려갈 줄은 저도 ‘몰랐었기’ 때문입니다. 다 알고 있었다면 집값이 최고점일 때 모두 다 매도해버리고, 바닥일 때를 안다면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매수를 했을 것입니다. 저도 어느 정도는 부동산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었지만 어디가 집값의 바닥인지, 언제 집값이 오를지 그리고 얼마나 오를지는 모르는 영역인데 누군가에게 조언한다는 것은 참 내키지 않습니다.
다만 모르는 영역이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배팅을 할 것이냐? 아니면 피하고 주저할 것이냐 라는 선택지에서 어느 것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는 동기부여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앞으로 우리는 ‘이럴 줄 몰랐습니다’라는 말이 나올 상황을 계속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변명을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영역에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여 도전하고 경험을 쌓아가자는 것입니다.
물론 제 친구처럼 어려움을 겪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도전한 결과가 대부분 ‘이럴 줄 제가 알았나요?’라고 변명해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문을 두드려야지만 그중에 하나는 성공하여 ‘저는 이럴 줄 알고 행동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우리는 제목과 같이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라는 말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이럴 줄 몰랐지만, 저는 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할 것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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