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2023.04.15 11:00
서울 아파트, 어떤 모습으로 회복될까?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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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시장은 과연 어떤 모형으로 회복세를 보일까? 이미 실거래가 기준으로 1월 들어 상승세가 나타났지만, 표본조사 통계로는 여전히 하락세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올해 급반등은 없을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고금리에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역전세난, 경기침체 등을 감안해서다.
일각에선 W자형, 즉 더블딥(Double dip)모형을 예상한다. 잠시 오르다가 다시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008~2012년 모형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논리에 따르면 2008년은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은 미국발 고금리 태풍이라는 외부 충격이 주택시장을 강타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2009년 대폭적인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걸었고, 윤석열 정부도 규제 완화를 단행했다는 점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다만 차이점은 현재 미분양 주택 수가 2009년 16만 가구에 비해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또 2009년 들어 금리인하로 유동성을 대거 공급했지만(기준금리 2008년 8월 연 5.25%→2009년 2월 2%), 지금은 물가 부담에 금리를 크게 낮추기 어려운 형편이다. 시장을 짓누르는 악재가 서로 다른 셈이다.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2008~2012년 주택시장 흐름은 어땠을까?
한국부동산원의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를 보자. 리먼 사태는 2008년 9월 15일 터졌다. 그해 12월에 가서는 리먼 사태 발생 직전인 8월 말보다 17.3 % 하락했다. 4개월 만에 한마디로 폭락한 것이다(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가을 이후에도 고금리 쇼크가 닥치면서 비슷한 급락패턴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같은 해 8월 대비 15.6% 떨어졌다). 그 이후 완만히 하락하다가 약 1년 만인 2009년 8월에 가서 리먼 사태 이전으로 회복한다. 짧은 기간에 V자형 반등이 나타난 셈이다.
하지만 다시 하락을 시작한다. 규제 완화의 약발이 다한 것이다. 결국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약 3년 뒤인 2012년 12월에 가서야 바닥에 도달한다. 이 당시 하우스푸어 사태가 극에 달했다. 2010~2012년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금리 인상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이 2010년 7월 기준금리를 연 2%에서 2.25%로 올리더니 다음 해 2011년 6월에는 3.25%까지 올린다. 그 이후 반등을 시작해 등락을 오갔지만 2021년 10월 고점을 찍을 때까지 장기 상승을 하게 된다. 이런 시세 흐름을 두고 W자형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연도별 아파트 실거래가로 보면 더욱 실감 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실거래 지수는 2008년 전년 말 대비 10.21% 하락했다. 2009년에는 21.21%로 급반등했다. 하지만 그 이후 다시 내렸다. 즉 2010년(-3.16%), 2011년( -2.97%), 2012년(-7.31%) 3년간 아파트값은 조정을 거친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번에 이 유형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와 지금은 정보전달 속도도 빠르고 시장 참여자들도 훨씬 똑똑해졌다. 다만 유동성이나 물가에 비해 여전히 집값이 비싸다는 점, 단기간 내에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서울지역 KB국민은행 아파트 담보대출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지난해 4분기 기준 13.4배에 이른다. 이는 리먼 사태 직후인 2008년 4분기 8.3배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가보지 않은 미래를 예단하긴 어렵다. W자 모형은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일 것이다. 수요자들 입장에선 그럴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고, 이를 감안해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앞으로 금융시장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집값이 출렁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추격매수를 하기보다는 저점에서 매수한다는 전략을 가지는 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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