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2023.06.24 11:00
외지인들 서울 아파트 바닥을 알았나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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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연초 사이 외지인들이 서울 아파트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외지인들의 매입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1,001건 중 서울지역 밖 거주자들의 매입 건은 360건으로 전체의 36%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외지인 매입 비중은 2006년 통계조사 이래 월간기준으로는 최대치다. 외지인 비중은 2022년 10월 18.7%, 11월 22.1%에서 12월 들어 갑자기 늘어났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으로 바닥은 지난해 12월이었으며 1월부터 상승을 시작해 3개월 연속 오름세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실거래가 상승률은 6.23%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도 외지인 매입 비중은 고공비행 중이다. 1월 29.1%(월간 기준 역대 2위, 이하 월 기준), 2월 25.2%(5위) 3월 25.05%(6위)를 각각 기록했으며 4월에도 24.7%(8위)를 나타냈다. 2019년 12월(26.1%, 3위), 2022년 3월(26.0%, 4위), 2020년 1월 24.98%(7위)에도 외지인 매입 비중이 높았다. 최근 들어 연도별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을 보면 2018년 20.3%, 2019년 21.1%, 2020년 21.9%, 2021년 20.4%, 2022년 22.6%로 나타났다. 2022년도 12월 치만 빼면 평균 21.4% 정도다.
흥미로운 것은 외지인 거래 비중 상위 랭킹 8건 중 5건이 이번 미국발 고금리 쇼크에 따른 아파트값 급락 시기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지방 사람들이 상경 투자를 많이 한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4월 외지인 매입 비중은 지난해 12월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지만 역대 평균치(18.7%) 혹은 5년 평균치(21.3%)를 상회하는 데다 역대 8위이니 높은 수준이다. 이는 투자수요가 여전히 시장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지인들은 실수요보다는 투자수요 성격이 강하고 먼저 움직인다. 2010년 중후반 서울지역 갭투자 붐은 대구와 부산, 울산 등 지방 사람들이 상경해 불을 지피면서 시작된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도 서울 사람들은 공포에 떨 때 지방이나 수도권 사람이 모험적 투자에 나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을 분석할 때 외지인 비중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상투 때는 유의미한 변화는 없지만 바닥권일 때 외지인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 바닥일 때 외지인 비중이 높았다.
가령 2008년 12월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 1차 바닥이었는데 외지인 비중이 22.3%로 비교적 높았다(2008년 10월 18.0%, 11월 20.7%, 2009년 1월 21.2%). 하우스푸어 사태가 극심했던 시절도 외지인들이 바닥이나 바닥을 지날 때 많이 사들였다. 2차 바닥이었던 2012년 12월 외지인 비중은 17.0%에 달했는데, 전달(15.4%)보다 높아졌다. 그다음 달인 2013년 1월에는 19.5%에 달했다.
물론 이런 사실을 너무 일반화할 것은 못 된다. 지난해 말과 올 초처럼 비중이 확 늘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교과서에서 나오듯 투자자들이 먼저 움직이고 실수요자들이 뒤를 잇는다는 사실은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개인 실수요자 입장에서 매주, 매월 발표하는 표본조사 통계를 보고 판단하면 늦다. 개인적으로 2가지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첫째, 외지인 매입 비율이 높아지면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바닥권일 때 외지인 매입 비율은 부동산시장의 선행지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둘째, 2,000가구 이상 대단지 랜드마크 아파트 거래량과 시세 등락을 살펴보는 것이다. 대단지 랜드마크 아파트는 하락장일 때는 먼저 떨어지고 상승장일 때 먼저 오른다.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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