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부족 현상으로 수도권 내 전세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다. 올해 수도권 곳곳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지만 착공 물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탓에 주택 시장 전세 품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6월 이후 수도권에는 새 아파트 9만311가구가 입주에 나선다. 경기에서 가장 많은 5만5912가구가 이사를 한다. 서울(1만8920가구)과 인천(1만5479가구)이 뒤를 잇는다.
특히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입주가 다수 예정돼 있다. 경기에는 오는 8월 안양 융창아파트 주변지구 재개발로 조성되는 '평촌 트리지아' 2417가구가, 10월에는 '안양역 푸르지오 더샵'(진흥아파트 재건축) 2736가구가 각각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연말에는 광명뉴타운 2구역의 '트리우스 광명' 3344가구도 입주를 시작한다.
서울에는 강동구 둔촌동 일대에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으로 지어지는 '올림픽파크포레온' 1만2032가구가 11월 중 입주를 계획하고 있으며, 비슷한 시기에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한 '더샵 둔촌포레' 572가구도 입주한다.
인천의 경우 다음달 랜드마크시티 6공구에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 1503가구가 공급된다.
수도권 대단지의 연이은 입주 소식에도 시장에는 전세 대란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매물 부족 현상 탓이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수도권 전세수급지수(4월29일 기준)은 96.6포인트(p)로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수요우위로의 전환을 코앞에 뒀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가 96포인트를 넘긴 건 2022년 1월3일 이후 121주 만이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수로 나타내는데 100보다 높을수록 전세를 찾는 사람이 전세를 내놓은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올해 이후로 입주 물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업계의 한숨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수도권에 입주할 아파트는 총 25만1464가구로 직전 2년(2022년~2023년) 입주 물량의 84% 수준이다.
향후 공급 부족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자료 분석 결과 2021년 수도권에선 총 23만5882가구의 아파트가 착공했으나 2년 후인 2023년에는 56.5% 줄어든 10만2476가구가 착공하는 데 그쳤다. 통상 착공부터 입주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에 입주할 수도권 아파트 물량은 올해의 절반도 되지 않는 셈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보다 내년에 전세나 분양권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착공에 들어가도 실제 준공까지 3~5년의 시간이 소요돼 당분간은 수도권이 신축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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