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 달동네로 꼽히던 동작구 상도동 일대가 아파트촌으로 속속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 1500여 가구를 공급하는 모아타운 사업 밑그림이 공개됐다. 신속통합기획 추진 구역도 순항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서부선 건설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상도동 일대가 서울 서남권 주거 중심지로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상도 모아타운 밑그림 나와
17일 업계에 따르면 동작구는 오는 20일까지 ‘상도동 242 일대 모아타운 관리계획 수립(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진행한다. 총 3개 구역으로 구성된 6만9120㎡ 부지에 1534가구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구체적으로 1구역 498가구, 2구역 494가구, 3구역 542가구 등으로 나뉜다. 임대주택은 세 구역을 합쳐 351가구가 공급된다. 전체 규모와 임대주택 물량 등은 향후 사업시행계획 인가 등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
애초 제2종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종 상향됐다. 용적률을 최대 300%까지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 층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978㎡ 규모의 공원도 들어선다.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과 신대방삼거리역이 두루 가깝다. 상도초교도 인접해 있다. 동작구 관계자는 “다음달께 관리계획 고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아타운 대상지와 맞닿아 있는 상도14구역도 작년 12월 정비계획이 결정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속통합기획 방식을 통해 최고 29층, 1191가구(임대 151가구)로 재탄생한다. 상도로와 국사봉 사이에 있는 상도15구역도 최고 35층, 3204가구(임대 500가구)로 탈바꿈하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 정비계획이 지난해 12월 결정됐다. 상도동 201 일대와 상도동 279 일대도 각각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을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 정비사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동작구는 지난 6일부터 대방동 393의 66 일대 역세권 활성화 사업 정비계획 등에 대한 재공람을 받고 있다. 신대방삼거리역 북측에 최고 39층 아파트 791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선다. 신대방삼거리역 오른편의 성대시장 역세권 활성화 사업도 작년 12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완료했다. 최고 39층, 주상복합 159가구로 탈바꿈한다.
◇지하철 7호선 가깝고 서부선 호재도
상도동은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아 입지 경쟁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지하철 7호선을 타고 강남권역으로 쉽게 출퇴근할 수 있다. 여의도와도 인접해 있다. 상도터널을 지나면 바로 한강대교가 나와 용산, 서울역 등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장승배기역에 서부선이 지나는 것도 호재다. 서부선은 서울대입구역에서 노량진, 여의도, 신촌 등을 지나 새절역까지 연결되는 경전철이다. 고양시청역~새절역을 잇는 고양은평선과도 직결되는 노선으로,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도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정비사업이 인근 노량진뉴타운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대 신축 아파트인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771가구)가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 ‘완판’(100% 계약)을 달성한 것도 상도동의 미래가치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023년 8월 분양한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가 최대 14억원에 공급됐는데 “비싸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때 서울 미분양의 대명사로 통했지만 1년 만에 남은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중심지에 있어 주요 지역 접근성이 좋은 게 상도동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도 “지역주택조합과 모아타운 등 소규모 정비가 이뤄지는 곳이 많은 데다 구릉 지형이어서 공사비가 많이 들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얼마나 높은지가 정비사업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