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서울 학군지 전셋값 뛴다…송파·강동 '강세'

2025.02.26 09:40
새 학기를 앞두고 서울 주요 학군지 전셋값이 뛰고 있다. 강남권 일부 단지는 수요가 몰리며 신고가를 기록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집값 하락 추세를 보이는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도 전셋값은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에 올해 아파트 분양과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물건이 부족해져 전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매수 관망세도 전·월세 수요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전셋값 급등한 송파구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지난 17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한 주 전보다 0.02% 올랐다. 3주 연속 상승세다.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송파구로, 2주 연속 0.13%씩 뛰었다. 잠실·신천·방이동 역세권과 학군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하는 추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임차 문의가 늘어나며 전셋값을 높인 계약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실 대표 단지 중 하나인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17일 전세 보증금 14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같은 면적이 지난달 11억~12억원 수준에 전세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3억원가량 뛴 것이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12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해 4분기 같은 면적 평균 전셋값은 10억원 수준이었다.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도 다시 오르는 추세다. 강동구는 12주 연속 하락을 멈추고 2월 둘째 주 보합을 기록한 뒤 지난주 0.04% 상승했다. 대표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전셋값이 새 학기를 앞두고 오름세를 보인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이 단지 전용 59㎡는 3일 9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같은 면적 전셋값은 평균 8억~8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한 달 만에 1억원 이상 뛴 것이다. 전용 49㎡도 최근 7억원에 세입자를 들여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이달까지 대부분 집들이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올해 아파트 공급 부족 이슈가 있고, 봄철 이사 수요까지 겹쳐 전셋값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곽 지역도 전세는 올라
대표적 학군지인 양천구 목동의 전셋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주 양천구 전셋값 상승률은 0.03%로 나타났다. 상승폭은 다소 줄었지만 올해 들어 줄곧 오름세를 보였다. 신정동 목동13단지 전용 124㎡는 지난달 10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작년 9월 같은 면적이 9억2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인 것과 비교하면 전셋값이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있는 노도강 지역도 전셋값은 강세다. 지난주 노원구(0.02%→0.05%), 도봉구(0.00%→0.04%), 강북구(0.00%→0.05%) 모두 전셋값 상승세가 강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 물건이 과거보다 줄어든 데다 올해부터 공급과 입주 물량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26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억8702만원보다 7.3% 상승했다. 집값 폭등기인 2021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약 6억6000만원)에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전세뿐만 아니라 월세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0.9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 추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전·월세 수요는 증가하는데 물건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세 사기 등의 여파로 연립·다세대 등 빌라에 비해 아파트 임차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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