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표류하던 인천 연수구 송도 아이넥스시티사업(6·8공구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정부에 개발계획 변경을 신청한 데 이어 국제 설계공모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 초 첫 삽을 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입주량 증가로 침체가 지속된 송도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랜드마크시티 설계 공모 진행
4일 인천경제청과 개발업계에 따르면 송도 아이넥스시티에 랜드마크타워1·2와 테마스페이스(테마파크), 컬처스파인(보행로) 등을 짓는 개발계획안이 정부에 제출돼 검토 중이다. 새로운 안은 2016년 제출한 개발계획에서 153층 랜드마크타워를 103층으로 변경했다. 송도달빛축제공원역에서 해상전망대까지 1.5㎞의 연결 보행로를 설치해 걸어서 이동할 수 있게 한다. 바닷가에 대규모 오션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설계 공모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사업시행 예정자인 블루코어PFV는 해외 설계사 3곳을 대상으로 한 국제디자인 공모를 통해 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제디자인 공모 심사는 송도국제도시의 핵심 프로젝트인 6·8공구 개발사업의 출발”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경제청은 개발계획이 통과되면 실시계획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설계와 건축 인허가까지 마칠 예정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달 개발계획 변경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실시계획을 마무리해 토지매매 계약을 하고 내년 초 분양 및 착공에 나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이날 송도국제도시 수로를 ‘ㅁ’자 형태로 연결하는 워터프런트의 북측 수로와 유수지 공사를 시작했다. 2027년 2월 완공이 목표다.
송도 호숫가에 남은 마지막 공동주택 용지인 6공구 A12블록에 에디슨박물관과 유현준 테라스 타운을 조성하는 사업도 탄력받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이를 위한 사업 기본 협약을 맺었다.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9년 준공이 목표다.
◇송도 시장 반등 기대도
송도는 지난해 2021년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내려간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등 경기 침체, 공급 과잉의 부작용이 컸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송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9년 입주를 시작한 송도SK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2년 12월 기록한 최저가(5억2700만원)보다 2억2300만원 올랐다. 지난달 6건이 손바뀜하는 등 거래량도 꾸준하다. 오는 4월 입주 예정인 더샵송도아크베이는 프리미엄 3억원이 붙은 매물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송도자이더스타는 저층 및 단지 뷰 등에 7000만원 정도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있지만 호수를 볼 수 있는 고층엔 수억원대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저가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송도동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전용 60~85㎡ 이하 기준)은 2021년 9억2118만원에서 올 들어 7억2833만원까지 내렸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2026년 입주 물량이 정점을 찍은 후 뚝 끊겨 반등할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의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 폭이 큰 것도 반등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1년 1억6910만원까지 벌어진 연수구와 송도동의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 차이(전용 60~85㎡ 이하 기준)는 지난달 26일 기준 1억2252만원으로 줄었다.
교통망 개선도 호재라는 분석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이 2030년 개통을 목표로 계획 중이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사업도 본격화한다. 연내 착공해 2029년 준공이 목표다. 다만 송도는 외부 변수에 민감한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