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강남·마용성 집값 뛰자 소규모 단지도 '신고가'

2025.03.07 09:38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새 아파트 가격 강세가 주변의 20년 이상 된 소규모 단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기존 아파트 매입으로 인기 주거지역에 입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들 지역에서 기존 아파트가 새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따라가는 이른바 ‘갭(가격 차) 메우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고 오래된 아파트도 신고가

서울 주요 지역 기존 아파트와 소규모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줄을 잇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06년 지어진 서초구 방배동 ‘방배브라운가’(161가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9일 16억6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8월(16억원·10층)보다 6500만원 오른 신고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강남구 삼성동 ‘삼부아그레빌’(67가구·2003년 준공) 전용 84㎡는 지난달 24일 18억원(11층)에 손바뀜했다. 2023년 경매로 16억3600만원(7층)에 팔렸을 때보다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삼성동 ‘풍림1차’(252가구·1998년), 방배동 ‘방배현대홈타운 1차’(644가구·1999년)와 ‘방배아이파크’(138가구·2006년), ‘현대멤피스’(206가구·2001년)에서도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마포구 대흥동 ‘동양엔파트’는 165가구에 19년 된 아파트지만 전용 84㎡가 13억8000만원(9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신공덕동 ‘신공덕e-편한세상’(128가구·2007년)은 13억3500만원(84㎡·9층), 용강동 ‘래미안용강’(430가구·2003년)은 14억2500만원(59㎡·14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성동구 성수동2가 ‘강변임광’(141가구·2000년) 84㎡는 역대 최고가인 24억7000만원(9층)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입지 좋은 기존 단지 관심
서울에서 기존 아파트가 최고가로 거래된 지역은 올해 집값이 많이 상승한 곳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아파트 매매가가 많이 오른 자치구는 송파구(1.39%) 강남구(0.77%) 서초구(0.69%) 용산구(0.31%) 순이었다. 마포구(0.22%)와 성동구(0.21%)도 서울 평균(0.21%)만큼 올랐다. 반면 노원구(-0.19%) 도봉구(-0.17%) 동대문구(-0.16%)는 하락했다.

입지가 좋은 단지라는 게 공통점이다. 동양엔파트는 서울 지하철 6호선 대흥역 바로 앞에 있는 역세권 단지다. 삼부아그레빌은 올림픽대로에 바로 올라탈 수 있다. 방배현대홈타운은 서문여고와 경문고 등 학군이 뛰어나다. 강변임광은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권 단지의 호가가 뛰면서 입지 좋은 소규모 단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A공인 관계자는 “새 아파트를 사는 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학군과 교통이 좋은 지역의 기존 단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마포구 용강동 B공인 관계자도 “서울에서 아파트 공급이 적다 보니 기존 단지가 재평가받고 있다”며 “서울 외곽과 경기 거주자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입지가 뒷받침되는 기존 아파트 재평가 작업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새로 지은 단지와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면 온기가 인근 단지로 확산하는 갭 메우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덩달아 오르는 과정에서 거품이 낄 수도 있다”며 “기존 단지 매매는 새 아파트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임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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