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아파트값 상승세가 매섭다. 3.3㎡당 평균 매매가가 5800만원 선까지 올라왔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가운데 한 곳인 송파구보다 높고, 용산구에 맞먹는 수준이다. 과천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과천역·정부과천청사역 인근 단지의 매매값은 3.3㎡당 평균 70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과 인접한 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개통 기대, 지식정보타운 준공 등 호재가 많아 당분간 과천 집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과천역 인근 아파트 강세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지난 3일 기준) 과천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51% 올랐다. 경기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작년에는 한 해 동안 17.23% 급등했다. 서울 인기 주거지인 서초구(12.33%), 성동구(10.98%), 강남구(10.66%)보다 상승세가 가팔랐다.
과천 평균 아파트값도 강남권 못지않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과천의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5802만원으로 송파구(5507만원)보다 300만원가량 높았다. 마포구(4674만원)와 성동구(4932만원)와 차이가 크고, 용산구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과천(5830만원)과 용산구(5833만원)는 3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과천 아파트값은 노후 재건축 단지와 각종 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별양·부림동을 중심으로 뛰고 있다. 별양동 ‘과천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2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9월 같은 면적 거래가보다 1억원가량 상승했다. 같은 단지 전용 99㎡는 지난달 14일 종전 최고가 대비 3억1000만원 오른 24억6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과천역과 정부과천청사역 인근 단지 몸값이 특히 높다. 과천역과 맞붙은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59㎡는 지난달 20일 18억2000만원에 손바뀜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 전용 59㎡가 18억원 이상에 거래된 것은 처음이다. 정부과천청사역에 붙어 있는 원문동 ‘과천위버필드’ 전용 59㎡는 매물이 17억5000만원 수준에 나와 있다.
◇과천주공 등 재건축 호재
업계는 과천 집값 전망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서울에서도 평균 아파트값이 높은 서초구와 맞붙어 있는 데다 GTX-C노선 개통 기대, 신축 아파트 증가, 재건축 추진 등 호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업비 1조6840억원을 들여 갈현·문원동 일대(135만3090㎡)를 개발하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1차 공사를 마친 데 이어 오는 6월 2차 준공 예정이다.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GTX-C노선은 ‘과천역-양재역-삼성역’으로 이어진다.
과천은 재건축 사업도 활발하다. 과천주공 4·5·8·9·10단지가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8·9단지 통합 재건축 사업은 지난 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9년 6월 준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관리처분인가를 앞둔 과천주공5단지는 최고 35층, 8개 동, 1242가구로 탈바꿈한다. 대우건설이 ‘써밋마에스트로’란 단지명을 제시했다. 2029년 입주 예정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과천은 강남 접근성이 좋고 유해 시설이 거의 없어 정주·교육 환경이 우수한 지역”이라며 “개발 호재로 과천역과 정부과천청사역 인근 단지의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