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12억 넘던 송도 아파트가 5억7000만원…그야말로 '처참'

2025.03.10 10:13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시장이 잠잠하다. 금리 상승으로 집값이 급락한 이후 바닥은 지났다는 평가가 많지만, 여전히 침체됐다는 게 중론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파크F13-1BL'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9억4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9월 10억5000만원까지 오르면서 반등 기대감을 키우나 했더니 다시 10억원 아래로 내려왔다.

이 면적대는 집값이 급등했던 2021년 12월 13억1000만원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하자 7억6000만원까지 내려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저점은 지났지만, 여전히 현 시세는 고점보다 4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송도동 '송도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1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8억7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1년 새 반등해 11억원대 진입했다.


이 면적대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2월 13억원까지 거래됐던 면적대다. 2023년 2월 8억원까지 하락하면서 고점 대비 5억원이 내리기도 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격은 반등했지만, 고점과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

이들 단지는 송도국제도시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먼저 입주해 인프라가 갖춰진 1~4공구에 있다. 최근에 지어져 허허벌판인 송도 외곽지역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셈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냉골이다.

송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2022년 금리가 치솟으면서 집값이 단기간에 하락한 이후 '이 정도면 살 만하지 않느냐'는 인식이 커지면서 거래가 하나둘 이뤄지더니 가격이 반등했다"며 "바닥은 지났다고 보지만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에도 집을 정리하려고 하는 실수요자들이 꽤 있는데 팔지 말고 일단 보유하라고 얘기한다"며 "그나마 인프라가 갖춰진 1~4공구는 가격이 방어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도국제도시 외곽에 있는 단지들의 상황은 처참하다. 송도동 '더샵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달 5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22년 2월 12억4500만원에도 거래됐던 단지다. 고점과 비교하면 6억7500만원, 즉 절반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바로 옆에 있는 'e편한세상송도' 전용 84㎡도 2021년 11월 10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달엔 6억2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보다 4억3000만원 내렸다.

이들 단지 인근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2021년께 송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외곽 지역에도 많은 단지가 공급됐다"며 "이후 금리 상승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집값이 하락했다. 시장 상황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송도국제도시 집값이 크게 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교통 개선 기대감이다. 송도국제도시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들어설 예정이다. 2030년 개통으로 예정돼 있는데 만약 실현되면 서울역까지 30분 내에 도착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선 오는 7월부터 실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나는 일자리 확대에 따른 인구 유입 기대감이다. 송도는 한때 'K-바이오' 전초기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송도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본사가 있다. 바이오 창업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K-바이오 랩허브 구축 후보지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송도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송도 집값을 밀어올린 호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보니 아직 시장이 회복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 역시 송도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송도에 있는 호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변화가 눈에 띄게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GTX를 예로 든다면 이미 발표에 따른 기대감은 가격에 반영됐고, 이제는 착공, 개통에 따른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될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요즘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재건축 등이 꼽히는데 송도는 여기에 전혀 해당이 되질 않는다"며 "이런 분위기가 일정 기간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이송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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