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40억이 대수냐'…이수지 패러디 '도치맘' 몰리는 아파트 알고보니

2025.03.11 10:02


입소문을 타다 못해 패러디 영상까지 나와 인기를 끌고 있는 ‘도치맘’(고슴도치와 엄마의 합성어)이 부동산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도 가장 상급지로 평가받는 강남구 대치동 부동산 시장이 학군의 영향으로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치동 학부모 사이에선 아파트를 선택할 때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따지며 어느 단지가 어느 학교로 배정받는지가 최대 관심사다. 여기에 새로 분양·입주하는 아파트 단지도 올해 예정돼 있어 대치동 아파트 시장 상승세는 더 가파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학생 수 계속 늘어나는 대치동
10일 NH투자증권의 ‘대치동 심층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대치 학세권 내 초등학교는 고학년이 될수록 전입생이 증가하면서 전체 학생 수가 늘고 있다. 학군이 좋은 중학교를 배치받기 위해 다른 지역에 있다가도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대치동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대치동 내 대표적인 초등학교인 대치초의 경우 1학년 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153명인데 반해 6학년 학생 수는 381명으로 2배 이상 많다. 대도초 역시 1학년 학생 수(279명)와 6학년 학생 수(484명)의 차이가 크다.

학생이 몰리면서 대치동 학원가는 서울 내 다른 학원가에 비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23년 기준 대치동 내 학원 수는 1442개로 전국에서 학원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기록됐다. 서울 내에서 2위를 기록한 양천구 목동(1022개)과 비교해도 40% 이상 많은 수치다.

시장에선 최근 학군의 영향이 오히려 더 강해지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주도한다고 말한다. 대치동의 아파트 실거래가는 2023년만 하더라도 3.3㎡당 7049만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1윌엔 8334만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 평균이 6047만원에서 7393만원으로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바로 옆 도곡동만 하더라도 같은 기간 실거래가가 5999만원에서 6624만원으로 상승세가 높지 않은데, 시장에선 대치동 학군이 아파트 가격 상승에 반영됐다고 평가한다.

서울과 지방 모두 신흥 학원가가 많지만, 대치동 학군의 비결은 중학교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 대치동 인근 중학교의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학군 위상이 더 공고해졌다는 설명이다.

숙명여자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기준 졸업자 수는 288명인데 이중 특목고 진학은 20명(6.94%)으로 기록됐다. 대청중학교(5.47%)와 진선여자중학교(5.20%), 대명중학교(5.04%)도 높은 특목고 진학률을 기록했다. 중학교의 경우, 학군에 따라 배정되기 때문에 그만큼 지역 입지가 중요하다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진짜 학군은 중학교에서 갈라진다는 게 학부모들의 생각”이라며 “좋은 중학교에 가기 위해 초등학생 때 전입해 온 학부모가 오히려 자녀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평’ 40억 래미안대치팰리스

학부모 사이에선 대치동 내에서도 배정 초등학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고 말한다. 실제로 대치동 내에서 평균 거래가격이 가장 높은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엔 전용면적 84㎡ 기준 거래가격이 40억원에 달한다. 2015년에 지어진 단지는 주변 신규 입주 단지보다도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는데, 현장에선 자녀가 대치초등학교에 배정되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치초등학교의 경우엔 래미안대치팰리스를 비롯해 대치SK뷰(2990가구), 삼성 1차(960가구), 선경 1·2차(1034가구), 개포우성 1·2차(1140가구) 등이 주로 배정된다. 인근 대도초등학교는 동부센트레빌(805가구)과 도곡렉슬(3002가구), 도곡삼성래미안(732가구) 등 주민이 배정된다.

대치동 내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미도(2436가구)와 은마(4424가구)는 대곡초등학교로 배정되고, 대치 르엘(273가구)과 래미안 하이스턴(354가구),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 등은 대현초등학교로 배정된다.

올해 전용면적 84㎡가 28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한 개나리래미안의 경우엔 도성초등학교에 배정되는데, 같은 크기의 2023년 1월 거래가격(21억원)과 비교하면 4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도곡초등학교에 배정되는 래미안그레이튼3차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 1월 28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월 거래가격(23억4000만원)과 비교하면 20% 이상 상승했다.
분양·입주 예정 단지도 ‘주목’

대치동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단지도 많지만, 재건축이 늦어지며 노후화된 단지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신규 입주 단지에 대한 수요가 많아 시장에서도 신규 분양·입주 단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8월 입주가 예정된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대치 3지구를 재건축한 단지다. 지하 4층~지상 최고 16층, 8개 동, 282가구로 구성된다. 대현초등학교와 휘문중·고등학교 등과 가깝고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도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오는 4월엔 분양 단지도 나온다. 역삼 은하수를 재건축한 자이더캐럿 141은 지하 3층~지상 최고 15층, 4개 동, 23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오는 4월 분양 예정으로 예상 분양가는 3.3㎡당 7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가 한티역 학원가와 가깝고 도성초등학교와 역삼중학교로 배정될 가능성이 커 대치동 학원가에서도 분양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치동 신규 단지의 경우 학원가와의 연계를 생각하는 수요층이 많다”라며 “입주 단지가 들어서면 전세 시장도 가격 상승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유오상

이 정보가 유익했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나눠보세요.

올해 종부세는 얼마일까?
세무서 방문 없이 예상세금 무료 확인